바울과의 항해(35) 같은 배를 탔습니다!
같은 배를 탔습니다.
미결수 바울의 로마여행이 결정된 시점은 그가 가이사라에 온 지 2년 후의 일입니다.
로마 총독에게 재판을 받으려는 간다는 여행의 목적과 목적지가 결정되고, 함께 여행할 동료들이 결정되고, 그들을 싣고갈 배가 결정되고, 죄수를 감독해 갈 사람도 결정되고……. 모든 준비가 착착 진행되는듯했습니다.
이집트에서 로마로 향하는 곡물 운반선 '아드라뭇데노'가 이번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도착이 지연됩니다.
여기저기, 이 항구 저 항구, 굽이굽이 돌고 돌아 뿜뿌 ~ 뿜뿌 ~ 경적을 울리며 항구로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 배에 올랐습니다.
누가 의사와 데살로니가 사람 아리스다고, 로마 백부장 율리오,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역사의 주인공 선장, 선주, 화주인 그리고 276명의 죄수가 한 배를 탄 것입니다.
아시아의 작은 항구들을 거쳐 무라성에서 이탈리아도 가는 '알렉산드리아 배'를 만나 보든 사람이 옮겨타고 그동안 먹을 식량과 비상시에 대비한 모든 준비를 끝내고 예년보다 훨씬 늦게 출발한 역사의 주인공은 닻을 올리고 은은한 미풍을 한몸에 받으며 유유히 백구 춤추는 바다로 미끄러집니다.
얼마후 닥칠 운명도 모른체…….
배가 미항에 도착하였을 때 중대한 사건이 터졌습니다.
선교여행을 많이 다녀 바다 여행에 얼마큼 'know-how'가 쌓인 바울이 더는 겨울 항해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합니다.
그러나 선장과 선주는 죄수 바울의 말을 뭉개고 항해를 강행할 것을 결정합니다.
“여러 날이 걸려 금식하는 절기가 이미 지났으므로 항해하기가 위태한지라 바울이 그들을 권하여 말하되 여러분이여 내가 보니 이번 항해가 허물과 배만 아니라 우리 생명에도 타격과 많은 손해를 끼치리라 하되, 백부장이 선장과 선주의 말을 바울의 말보다 더 믿더라. (행 27:9-11)
생명도 위협을 받고 많은 재물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강변하지만, 화물주인은 하루라도 빨리 로마로 가서 싣고 온 짐을 풀어 돈을 벌어야 하므로 막무가내로 출발, "무조건 go", 화물주인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선장과 선주는 서로 얼굴만 쳐다보다가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go go! -.
가서는 안 된다는 하나님의 사람 바울, 이를 뭉개고 사업을 위해서, 출항을 결정하는 화물주인과 선장, 그리고 선주…….
아름다운 섬의 풍경과 바다와 모래가 맞닿는 해안선 위로 갈매기들이 날개를 퍼덕이며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들을 환송해 보내 줍니다.
여는 배와 다름없는 환송이지만 이 배 안에는 세상 역사를 바꿀 주인공이 타고 있고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영이 함께하고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
예부터 배를 탄 사람끼리 서로 돕는다는 뜻으로, ‘같은 운명이나 처지에 놓이면 아는 사람이나 모르는 사람이나 서로 돕게 됨’을이르는말, 같은 배를 탄다. 혹은 'We are in the same boat'라는 말이 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