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125 후유! 그걸 그렇게 까맣게 모르다니-

후유! 그걸 그렇게 까맣게 모르다니-

 

추수감사절을 보내면서, 

올해는 어린 자녀들이 자라 벌써 하나님 앞에 영광을 돌렸습니다. 11살 동갑내기 패트릭과 오드린이 잘 자라 지난 여름 함께 침례를 받고 이번에는 함께 특별 연주를 했습니다. 

오드린은 그가 배운 국악 장단으로 덩실덩실 모두를 즐거운 시간으로 인도했고, 패트릭은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첼로로 찬송가와 아리랑을 연주했습니다. 

어렵지만 함께했던 추수감사절 '디너', 모두가 준비해온 과일을 정성껏 차리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즐겁고 행복한 대화가 오가던 중 갑자기 날아든 한 통의 전화……!

분위기가 갑자기 영하로 내려가는 듯 썰렁해졌습니다. 

수화기에서 흐르는 귀에 익은 목소리,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 보지만 또렷하고 분명합니다. 급한 상황이 있는 것도 그의 음성에서 금세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우리 남편이 5일째 음식을 먹지 못하고 누어만 있는데 이젠 침대에서 일어서지도 못하고 병원을 가자고 해도 가지를 않는다고…!!” 

순간 스치는 생각, 이이고 올 것이 왔구나! 여러 해 동안 암으로 고통을 받았고, 지난주에 통화할 때 기침은 자주 하지만 추수감사절에는 반드시 교회를 나오시겠다고 하시더니 이제 떠나실 때가 된 건가?.

이제 밥맛도 없고 그 많은 음식이 흥미가 없어졌습니다. 입맛이 딱 떨어진 것입니다.

주섬 주섬 마치는 듯 마는 듯 그의 스코키 집으로 향하는데 착하고 아름다운 데린과 지희가 따라나서고 의사인 그레이스도 동행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방에 들어가 손을 붙잡고 말을 걸어 봅니다.

“좀 어떠세요……?”

이미 눈동자는 초점을 잃었고, 몸은 축 늘어진 상태라 시간을 다투는 위기감이 사로잡혀 옵니다. 응급차를 부르라고 부탁하고 차가 도착하는 사이에 방에 들어가 손을 붙잡고 기도합니다.

“주여 살려 주세요! 치료해 주세요. 응급차가 일찍 도착하게 해 주시고, 병원, 의사, 간호사를 축복하셔서 지혜를 주셔서 치료해 주시옵소서……!” 

짧은 기도가 끝나자마자 응급차가 도착하여 옮겨 태우고 떠날 준비를 하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 웽 ~하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응급차가 떠난 후 병원으로 향합니다. “주여 살려 주셔야 합니다.” 

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자 코비드 상황이라 두 사람만 입장이 허용된다고 가로막는 병원 직원….

함께 온 데린과 지희가 남기로 하고 돌아오는 길,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주여 살려 주소서!”

그런데 막상 사건은 그 후에 터졌습니다. 

실려 간 황 집사님이 코비드 양성 환자라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아니 왜 그걸 생각 못 했지 지금이 코비드 상황이라는 사실을…….

나는 그의 손을 열심히 꼭 붙잡고 기도하고, 지희자매님은 약한 음성을 듣느라 입가에 귀를 대고. 그레이스는 이것 저것 온갖 것들을 다 만지고…….

후유! 그걸 까맣게 모르다니…….

집에 돌아와 온 가족은 격리 상태에 들어가고 올해 추수감사절은 이렇게 지나갑니다.

다음날 부터 재택 근무가 시작되고, 행여 무슨 반응이 나타나는지 온도계를 옆에 놓고 체온을 측정해 봅니다.

쉴새없이 물을 마시면서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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